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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위의 영화를 다룬 잡지인 <프리즘오브 25호>
'프리즘오브'라는 잡지를 알고 있는지.
매 호마다 한 영화에 대한 내용을 담는 영화잡지인데, 평소 영화를 광적으로 즐기지는 않지만 가끔 보고 마음에 드는 영화는 꽤 오래 품는 타입이라 좋아하는 영화를 소개한 호가 있다면 소소하게 한 권씩 사서 소장하곤 한다.
23년 1월에 출판된 이 잡지를 최근에 발견했고 구매하게 되었다.(예전에 중경삼림 호를 구매 후 사실 잠깐 잊혀졌다..^^)
이번에 읽은 호는 vol.25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을 다룬 내용이다.
표지.
영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을 워낙 좋아하기도 해서 몇 번이고 봤지만 깊게 파고들어 본 적은 한 번도 없다.
궁금하긴 했지만 엄두가 나지 않았는데 프리즘오브에서 다룬 것을 발견했고 표지도 너무 예뻤기에 구매했다.
표지의 재질은 종이 재질이다.
뒷면.
책 내부에는 영화 사진도 있고,
인터뷰나 칼럼 그리고 꼭 이 영화의 내용이 아니라도 함께 알아두면 좋을 내용들이 담겨있었다.
소설이나 에세이가 아닌 잡지 한 권을 다 읽는 경우가 잘 없었는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순식간에 읽어낼 수 있었다.
발췌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이나 <꽃다발 같은 사랑을 했다>에서 볼 수 있듯, 이별했지만 헤어지진 않은 사람들이 만들어 나가는 '감정의 회색 지대'를 사랑의 서사로 추구하는 영화들이 있다. 감정의 회색 지대라는 구간을 통과하는 동안 두 사람이 시종일관 냉랭했는지, 슬며시 찾아온 화기애애함을 즐기다가 현실을 자각하고 이래선 안 된다며 대화를 중단했는지 우리는 주로 상상할 수밖에 없다. 자신이 몸소 겪은 현실을 대입해가면서 말이다. 누군가는 지질하다고 비하할 수 있으리라. 그러나 내가 감정의 회색 지대로 부르는 영화 속 대목은 사랑과 이별에서 비롯된 우리네 삶의 시간성을 돌아보게 만든다.
p.23
김신식; 사랑의 교훈
조제에게 있어 세상을 보는 것은 가장 중요한 일이다. 새벽에, 그마저도 담요를 뒤집어쓴채 칼을 품고서나 가능한 일임에도 그에게 산책은 사명이자 포기할 수 없는 삶의 목표다. 누군가의 습격을 받아 얼굴에 상처를 입을지라도 산책을 그만둘 수는 없다. 여러 가지 봐야 할 것들이 많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꽃이나 고양이 같은 것들 말이다. 조제는 세상에 대한 궁금증을 보는 행위를 통해 해소한다. 그가 유난히 탐독하는 이유도 다르지 않다. 책 읽기는 간접적으로라도 세상을 경험할 수 있는 또 하나의 방법이기 때문이다. 조제는 풀밭에 처박히는 순간에도 눈앞에 아른거리는 저 구름을 가져가고 싶다고 말하는 그런 존재다.
p.39
박지윤; 호랑이같은 사랑, 물고기들의 세상
게다가 분명한 건, 카메라가 조제보다 츠네오의 얼굴을 더욱 크게 담아낸다는 점이다. 그 탓에 관객은 조제가 볼 수 없는 츠네오의 표정들을 직접적으로 읽게 되고, 이해하게 된다. 어떤 한계에 다다른, 그래서 '감당'의 무게를 견딜 '자신'이 없어진 자의 표정을.
p.48
박소연; 과거 회상에서 자기 고백으로의 여정
이처럼 등장인물의 성장 여부는 그 누구도 독점적으로 단정할 수 없다. 우리가 영화를 보면서 '성장을 보았다'고 말할 때, 그것은 대부분 물리적 성장이 아니라 정신적 성장을 가리키는 말이며, 그리하여 사실상 그것은 성장을 본 것이 아니라 각자가 '성장의 지표'라고 여기는 무언가를 보았다고 믿는 일에 지나지 않는다. 달리 말해, '나는 무엇을 보았고, 그 무엇이 성장을 가리킨다고 받아들인다'는 수용 행위인 것이다.
p.69
한창욱; 헤엄치며 나아가는 여정
흔히 사람들은 사랑을 감정의 영역에 속하는 행위인 것으로 여긴다. 하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사랑이 감정만의 문제라고 이야기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사랑하는 데 있어 개인적인, 혹은 사회적인 걸림돌을 한 번도 만나본 적 없을 가능성이 크다. 만약 사랑이 감정의 영역에만 속하는 것이라면, '장애인의 사랑'이라는 구분조차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p.116
김상희; 장애인의 성(性) 속에 장애 여성은 존재하지 않는다
오랜만에 읽은 잡지인데, 너무 즐겁게 읽었기에 앞으로 프리즘오브는 자주 챙겨보지 않을까 싶다.(물론 본인이 본 영화 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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