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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감 검색이 안되는데,, 티스토리.. 일 좀 하시오..
이승우 작가님의 사랑의 생애,,
출판사는 위즈덤하우스
근래에 좋아하게 된 작가님이다.
꿰뚫는듯한 글이 매력적이라고 생각한다..
아직 읽어보지 못한 책들이 많지만 앞으로 모든 책을 다 읽어나갈 것이다..(진심)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사랑에 대한 책이다.
소설의 형식을 빌려 상황에서의 각 인물별 선택과 마음들을 엿볼 수 있는데, 허황된 연애소설과는 사뭇 다르다.
방금도 말했듯 꿰뚫는 듯한 시선으로 풀어내는데 이게 참 어려운 듯하면서도 집중해서 읽으면 놀랍기만 하다.
추천하는 책..
*책은 밀리의 서재를 이용해서 읽었다.
발췌
*전자책이라 페이지 수는 기록하지 않았다.
어떤 사람은 사랑이 마치 물이나 수렁이라도 되는 것처럼, 아니면 누군가 파놓은 함정이라도 되는 것처럼, 난 사랑에 빠졌어, 라고 말한다. 사랑이 사람이 빠지거나 잠길 수 있는 것인 양 물화시켜 말하는 이런 수사는 사랑의 불가항력적 성격을 표현하면서 동시에 그에 대한 무의식적인 저항을 암시하는 것처럼 보인다. 어딘가에 빠진 사람은 무력하다는 인식이 이 문장의 바탕에 자리하고 있다.
그러니까 한 사람으로 가득 차 있는데도 불구하고 어느 때보다 심하게 외로움을 느낀다면, 허전하고 안타깝다면, 그것이 증거이다. 사랑하고 있다는 증거가 아니라 사랑에 들렸다는 증거이다. 허락 없이 덮친 사람을 겪고 있다는 증거이다.
사랑에 대해 두려움을 갖고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상대적으로 사랑에 대해 더 진지하다. 더 진지하기 때문에 함부로 하지 않는다. 함부로 하지 않으려 하기 때문에 시도하지 못한다. 함부로 하는 것은 사랑을 모독하는 것이기 때문에, 함부로 함으로써 모독하느니 아예 하지 않는 편이 낫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기피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이 두려움은 멸시가 아니라 공경에서 말미암은 것이다. 싫기 때문에 다가가지 못하는 것에 비유할 수 있다. 다가가지도 못하고 떠나지도 못하는 비극이 그래서 생겨난다. 탈옥도 하지 못하고 개조하지도 못하는 진퇴양난의 상태.
사랑은 권력이 아니고 권력이 될 수 없고 권력이 되어서도 안 된다. 권력을 행사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랑을 앞세우는 사람은 지배를 하기 위해 국민들을 사랑한다는 명분을 내세우는 독재자와 다름없다.
제각기 다르게 사랑하면서도 누구나 '사랑한다'는 한 가지 표현을 쓴다. 사랑하는 것을 사랑한다는 것 말고 다른 말로 표현할 길이 없기 때문이다. 사랑하는 사람들은, '사랑한다'고 같은 말을 하면서 다르게 사랑한다. 다르게 사랑하면서 똑같이 사랑한다는 한 가지 표현을 쓴다. 백 쌍의 연인이 있으면 백 개의 각기 다른 사랑이 있을 수밖에 없는데 한 가지 표현을 쓰므로, 쓸 수밖에 없으므로, 오해가 생긴다.
더불어 밝혀야 하는 것은 그를 바라보는 그녀의 눈빛에 담긴 감정이다. 어둠이 그녀의 눈빛을 가려주고 있었기 때문에 숨김없이 드러낸, 그러나 어둠이 가려주고 있었기 때문에 숨김없이 드러나지 않은 그 감정은 연민이었다.
질투는 한 일을 향하지 않고, 한 것으로 상상된 일을 향한다. 한 일을 향한다면 하지 않은 사실을 밝히거나 증명하면 멈출 수 있다. 그러나 한 것으로 상상된 일을 향할 때는 하지 않은 사실을 밝히거나 증명할 길이 없으므로 멈춰세울 수 없다. 질투는 마음 놓고 질투하기 위해 그 길을 끊어버린다.
우리는 우리가 하는 일이 어떤 결과를 만들어낼지 알지 못한 채로 어떤 일을 한다. 우리는 우리의 의도와 상관없이 누군가의 사랑을 돕거나 방해한다. 그리고 많은 경우 자기가 그런 역할을 했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한다.
그는 사랑에 대한 자신의 생각이 휘청거리는 걸 느꼈다. 그에게 사랑은 상승하는 것이었다. 밝고 강하고 충만한 것이었다. 빛을 향해 나가는 것이었다. 오르고 지향하고 누리는 것이었다. 어둠과 결핍과 하락은 사랑과 반대되는 것이었다. 그런 것들로부터 달아나는 것이 사랑이었고, 삶이었다. 아프고 모자라고 아래로 떨어지는 것을 사랑이라고 할 수 없었다. 그런 삶을 살지 않으려고 했으므로 그런 사랑을 생각하지 않았다. 행여 그런 사랑을 하게 될까 봐, 말하자면 젊은 날의 그의 어머니처럼, 그래서 아플까 봐, 그래서 약해지고 비참해지고 어둠 속에서 술에 취해 울고 낙오할까 봐 사람에게 쉽게 마음을 주지 않았는지 모른다.
그는 혼란을 느꼈다. 그는 자기가 사랑을 전혀 알지 못하거나 아주 잘못 알아왔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한참 후에 그는 겨우 신음처럼 물었다. 사랑이, 대체 뭐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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