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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없는 남자들, 무라카미 하루키의 단편이 실린 책이다.
-드라이브 마이 카
-예스터데이
-독립기관
-셰에라자드
-기노
-사랑하는 잠자
-여자 없는 남자들
의 총 7 개의 단편인데, 특히 드라이브 마이 카 같은 경우는 영화화도 되었다.
존경합니다.. 좋아하고요..
발췌
또하나 알게 된 사실이 있었다. 다카쓰키가 과음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었다. 가후쿠는 직업상 수많은 술꾼을 만나왔지만 (왜 배우들은 그토록 열심히 술을 마시는지), 다카쓰키는 어떻게 봐도 건전하고 건강한 부류에 속하는 술꾼이라고는 할 수 없었다. 가후쿠가 보기에, 세상에는 크게 두 종류의 술꾼이 있다. 하나는 자신에게 뭔가를 보태기 위해 술을 마셔야 하는 사람들이고, 또하나는 자신에게서 뭔가를 지우기 위해 술을 마셔야 하는 사람들이다. 그리고 다카쓰키는 분명 후자였다.
p.44 [드라이브 마이 카]
여기서 적힌 보태기 위한 술과 지우기 위한 술은 무엇일까?
보태기 위한 술이라면 자신감을 얻기 위함? 지우기 위한 술은 괴로운 것을 잊기 위함?
"암울한 이야기지." 가후쿠는 말했다. "'아아, 서글프다. 무슨 수가 없을까. 나는 이제 마흔일곱이야. 예순에 죽는다 해도 앞으로 십삼 년이나 더 살아야 해. 너무 길어. 그 십삼 년을 대체 어떻게 살아야 하나? 뭘 하면서 하루하루를 메꿔나가지?' 그 당시 사람들은 대개 예순 살에 죽었어. 바냐 아저씨는 이 시대에 태어나지 않은 게 그나마 다행이었는지도 모르지."
p.55 [드라이브 마이 카]
마흔일곱의 주인공, 예순에 죽는다 해도 십삼 년이나 더 살아야 한다고 하는 대목이다. 이 부분을 읽고 생각했는데, 십삼 년은 짧으면서도 꽤나 긴 시간임을 느낄 수 있었다.
아무래도 여자 역시 남자를 기다리는 게 아닌 듯했다. 한 번도 시계에 눈길을 주지 않은 게 증거였다. 혼자 음악을 듣고 말없이 뭔가 생각하며 브랜디 잔을 기울였다. 여자는 침묵이 딱히 힘들지 않은 기색이었다. 브랜디는 침묵과 잘 어울리는 술이다. 조용히 잔을 흔들며 색깔을 바라보고, 향기를 맡으며 시간을 때울 수 있다.
p.239 [기노]
브랜디는 침묵과 잘 어울리는 술이다.라는 문장을 괜히 기억하고 싶었다.
무라카미 하루키, 개인적으로 너무나 좋아하는 작가다. 물론 아직 읽지 않은 책도 많지만 지금까지 읽었던 책들은 모두 취향에 맞았다.
하루키만의 담백함이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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