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당신의 별자리는 무엇인가요
밀리의 서재에서 읽은, 당신의 별자리는 무엇인가요.
유현준 건축가의 책은 처음 읽어본다.
비교적 최근에 나온 책인 것 같은데, 다른 책과는 조금 다른 형식인 것 같더라.
장수는 상당히 많은데 호흡이 굉장히 짧다.
그래서 잘 읽혔는데, 길을 걷거나 버스에서 읽어내기도 좋았다.
전체적인 느낌은 한 공간을 소개하고, 그 공간에 대한 기억이나 생각 등을 짧게 말하고 다음 장소를 소개하고.. 그런 느낌이랄까.
확실한 것은 공간을 바라보는 시각 자체가 아예 다르다는 것. 적어도 나와는 달랐다.
새삼 감탄스럽기도 했고, 책을 읽었을 때 도시나 어떤 장소에 있는 기물이 어떠한 역할을 해야 하는지, 어떻게 쓰이는 게 좋을지에 대해 생각을 하게 해 주었다.
개인적으로는 상당히 만족스러운 책이고, 다른 책들도 다 읽어보고자 한다.
발췌
나에게 샹송은 듣기 좋지만 그저 멜로디와 화음과 가수의 음색을 좋아할 뿐 전달하는 가사의 의미는 전혀 모른다. 하지만 프랑스어를 할 줄 아는 사람은 가사 내용까지 알아듣고 더 깊이 공감할 것이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이럴 때 쓰는 말이다. 이처럼 사람에 따라 이해하는 가치는 달라진다. 가치가 다르면 좋아하는 공간도 다르다.
-Prologue
건축은 일상을 통해서 배워야 한다. 나는 건축을 배우는 가장 좋은 방법은 다른 도시에 가서 한 달 이상 살아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면 그 지역 사람들의 삶과 건축을 하나의 체험을 통해서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호텔에 묵으면서 식당에서 밥을 사 먹어서는 안 되고, 그 동네 시장에서 장의 봐서 음식을 해 먹을 때 비로소 현지인의 마음으로 그 도시를 느낄 수 있다.
-로마
건축에서 내려다보는 공간은 권력을 갖는 공간이다. 아래에 있는 사람들은 나를 볼 수 없고 나만 그 사람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일종의 관음증을 만족시키는 공간이다. 그래서 펜트하우스가 비싸고, 화장실은 높은 곳에 있고, 우리는 상관을 높은 사람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옥탑방 예찬
지금은 인간은 자동차를 타면서 더 빨리 다니게 되었는데, 동물은 우리에 갇혀 움직이지 못한다. 과거에는 동물이 인간보다 빨랐지만 현대사회는 인간이 동물보다 더 활동적이고 빨리 움직이는 시대다.
-경마장
안타깝게도 우리는 죽음을 잊고 싶어 하는 사람처럼 죽음과 관련된 공간들은 보이지 않는 곳에 밀어 넣고 있다. 삶에 대한 깊이를 더 느끼려면 죽음은 그림자처럼 따라와야 한다. 삶이 빛이라면 죽음은 그림자다. 그림자는 빛을 느끼게 해준다. 가끔씩 죽음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을 찾아가보는 것도 의미 있는 삶을 위해 좋을 것이다.
-현충원
반응형
'Book'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래도 번역가로 살겠다면 - 이지민 (퍼플) [밀리의 서재] (0) | 2023.12.16 |
---|---|
뾰족한 마음 - 위근우 (시대의창) [밀리의 서재] (1) | 2023.12.03 |
사는 게 고통일 때, 쇼펜하우어 - 박찬국 (21세기북스)(서가명강) [밀리의 서재] (1) | 2023.11.11 |
작가의 루틴: 소설 쓰는 하루 - 김중혁, 박솔뫼 외 3명 [&(앤드)][밀리의 서재] (0) | 2023.11.05 |
사랑의 생애, 이승우 [위즈덤하우스][밀리의 서재] (1) | 2023.11.02 |